어릴 때 설날이 오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세뱃돈였던거 같아요. 저는 늘 외할머니 댁에 가서 큰절을 올리고, 받자마자 바로 봉투를 열어봤죠. 어른들은 항상 "세뱃돈은 복이니까 바로 쓰지 말고 모아야 해"라고 하셨지만, 저는 그 돈으로 군것질거리를 사는 게 제일 행복했던 기억이 나요. 이제는 제가 세뱃돈을 주는 입장이 되니, 얼마나 줘야 할지 고민이 되네요.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올해 1월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주말부터 본격적인 설날 연휴가 시작돼요. 우리나라에는 정월대보름, 한식, 단오, 추석 등 다양한 명절이 있지만, 설날은 새해를 맞이하는 첫 명절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죠. 그리고 설날의 대표적인 풍습인 세뱃돈은 어린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해요. 세배는 한자로 '해 세'와 '절 배'를 써서, 새해에 드리는 절이라는 뜻이에요.
세뱃돈의 기록은 조선시대 말인 1925년에 쓰인 '해동죽지'라는 시집에서 처음 등장했어요. 그런데 이 시집에서도 세뱃돈을 '옛 풍속'이라고 언급하고 있어,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오래된 전통으로 추정돼요. 세뱃돈의 유래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어요. 중국 송나라 때 불운을 막기 위해 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 주던 풍습이 전해졌다는 이야기와, 조선시대 명절 문안을 드리러 다니던 노비에게 주던 여비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어요.
세뱃돈, 얼마나 줘야 할까
세뱃돈은 어린이들에게는 기쁨이지만 어른들에게는 고민거리일 때가 많아요. 아이들 손에 복주머니를 쥐여주며 더 많은 복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해마다 치솟는 물가를 보면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죠.
실제로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Q'가 성인 남녀 3,7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세뱃돈으로 '5만 원'이 적당하다는 응답이 38%로 가장 많았어요. 그다음으로 16%가 '3만 원', 그리고 '10만 원 이상'이라는 의견도 7%였어요. 반면 36%는 '세뱃돈을 주지도 받지도 않겠다'고 답하며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보여줬어요.
부모님 용돈, 어떻게 해야 할까
직장인이나 개인사업자라면 설날에 부모님 용돈도 고민되죠. 한화생명의 2023년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모님 용돈으로 가장 많이 주는 금액은 30만 원(36.2%)이었고, 그다음은 20만 원, 50만 원, 그리고 10만 원 이하 순이었어요.
설날은 가족 간의 정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에요.
세뱃돈이나 부모님 용돈의 액수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참고하되, 각자의 형편에 맞는 범위에서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적당한 금액을 정해 의미 있는 명절을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